온도의 역할
열은 화학결합을 깨뜨리고 암석의 기존 결정구조를 변화시켜서 암석의 화학조성, 광물조성, 조직을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암석이 지표환경에서 온도가 높은 지구내부로 이동하게 되면, 암석은 새로운 온도환경에 적응합니다. 암석 내의 원자와 이온들은 새로운 배열을 이루면서 연결되고, 새로운 광물조합을 만들면서 재결정됩니다. 많은 새로운 결정들은 원래 암석 속에 있던 결정들보다 더 크게 성장합니다.
지구내부에서 깊이증가에 따른 온도증가를 지하증온율(geo-thermal gradient, 지열구배)이라고 부릅니다. 지하증온율은 판구조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평균적으로 깊이 1km당 30°C입니다. 미국 네바다주의 그레이트베이슨(Great Basin)같이 대륙석권이 신장되어 얇아지는 지역에서 지하증온율은 급한 증가를 보입니다(예 : 깊이 1km당 50°C). 북아메리카대륙의 중앙부처럼 대륙암석권이 오래되고 두꺼운 지역에서는 지하증온율이 완만한 증가를 보입니다(예: 깊이 1km당 20°C).
서로 다른 광물들은 서로 다른 온도에서 결정화되고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우리는 암석의 광물조성을 암석이 형성될 당시의 온도를 측정하는 일종의 지질온도계(geothermometer)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점토광물을 함유한 퇴적암이 점점 깊게 매몰되면, 점토광물들은 재결정되기 시작하여 운모와 같은 새로운 광물을 형성합니다. 더 깊고 온도가 높은 곳으로 매몰되면, 운모는 불안정해져서 석류석과 같은 새로운 광물로 재결정되기 시작합니다.
암석과 퇴적물들을 지각의 뜨거운 심부로 운반하는 섭입과 대륙-대륙의 충돌과 같은 판구조과정들은 대부분의 변성암을 형성시키는 메커니즘입니다. 또한 화성관입암체 근처에서 높은 온도의 영향을 받는 암석에서는 제한된 범위의 변성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온도는 국부적으로는 강하게 작용하지만 깊이 침투하지는 못 합니다. 그래서 심성암의 관입은 모암 주위를 변성시킬 수 있지만, 그 효과는 국부적 지역에 한정됩니다.
압력의 역할
온도처럼 압력도 암석의 화학조성, 광물조성, 조직을 변화시킵니다. 고체의 암석은 응력(stres)이라고 하는 두 가지 종류의 압력의 영향을 받습니다.
1.봉압(confining pressure)은 잠수부들이 물속에서 느끼는 압력처럼 모든 방향에서 동등하게 가해지는 보편적인 힘입니다. 잠수부들이 더 깊이 내려가면 더 큰 봉압을 느끼는 것처럼, 지 구내부 깊숙한 곳으로 하강한 암석은 위에 놓인 물체의 무게에 비례하여 점차 증가하는 봉압을 받게 됩니다.
2. 편압(directed pressure) 또는 차별응력(differential stress)은 점토로 만든 공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놓고 누를 때처럼 어떤 특정한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을 말합니다. 편압은 보통 특정 지역 또는 개별면을 따라 집중됩니다.
암권판들이 수렴하는 경계에서 작용하는 압축력은 편압의 형태이고, 이 힘은 판의 경계 부근에 있는 암석들의 변형을 가져옵니다. 열은 암석의 강도를 감소시킵니다. 그래서 편압은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 변성작용뿐만 아니라 심한 습곡작용과 다른 형태의 연성 변형작용을 일으킵니다. 차별응력을 받은 암석은 힘이 가해진 방향으로 편평해지고, 힘에 수직인 방향으로 신장되면서 심하게 찌그러지기도 합니다.
압력을 받고 있는 암석 내의 광물들은 압축되고, 신장되고, 또는 회전되어 암석에 가한 응력의 종류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배열됩니다. 그래서 편압은 광물들이 온도와 압력 둘 다의 영향하에서 재결정될 때, 형성된 새로운 광물들의 형태와 방향을 유도합니다. 예를 들면, 재결정작용 동안 운모의 결정들은 편압에 수직인 방향으로 배열된 판상의 규산염 구조면들을 가지며 성장합니다. 조성이 다른 광물들이 각기 다른 별개의 면으로 분리되면서 암석은 띠무늬(호상구조)를 갖게 됩니다.
대리암이 놀랄 만큼 큰 강도를 갖게 된 것은 이러한 재결정 과정 덕분입니다. 퇴적암인 석회암이 재결정이 일어날 정도의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 원래 광물과 결정들은 재배열되고, 또한 서로 단단하게 맞물려 약한 면이 없는 매우 강한 구조를 형성합니다.
암석이 지각 깊은 곳에서 받는 압력은 상부에 놓인 암석의 두께와 밀도 모두와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 킬로바(kilobars, kbar, 약 1,000bar)로 표시하는 압력은 깊이 1km당 0.3~0.4kbar의 비율로 증가합니다. 1bar는 대략 지표에서의 대기압과 같습니다. 10m 수심의 산호초를 유영하는 잠수부는 추가로 1bar의 압력을 느끼게 됩니다.
지표 부근의 저압 환경에서 안정한 광물들은 지각심부의 증가된 압력하에서는 불안정하여 새로운 광물로 재결정됩니다. 제7장 에서 살펴보겠지만, 지질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암석에 매우 높은 압력을 가하고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필요한 압력을 기록합니다. 이런 실험실 자료들을 바탕으로 변성암 시료들의 광물조성과 조직을 분석할 수 있으며, 이들 시료들이 생성된 지역의 압력이 얼마인지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성광물조합들은 압력지시계 또는 지질압력계 geobarometers)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변성암에서 어떤 특정한 광물조합이 주어지면, 지질학자는 압력범위를 결정할 수 있으며, 아울러 그 암석이 형성된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유체의 역할
변성작용은 뜨겁게 가열된 물에 용해되는 화학성분들을 첨가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암석의 광물조성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열수용액(hydrothermal fluids)은 변성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데, 그 이유는 열수용액이 용존 된 이산화탄소를 비롯하여 압력하에 놓인 뜨거운 물에서 용해되는 여러 화학물질들-나트륨(Na), 칼륨(K), 이산화규소(실리카, SiO₂), 구리(Cu), 그리고 아연(Zn)과 같은 물질들-을 실어 나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수용액들이 지각의 얕은 부분까지 침투하게 되면, 이 용액들은 그들이 침투한 암석과 반응을 하여 암석의 화학성분과 광물조성을 변화시키고, 때로는 그 암석의 조직을 변화시키지 않고도 어떤 광물을 다른 광물로 완전히 치환시킵니다. 이와 같이 용액이 암석 내부 또는 외부로 화학물질들을 운반하여 암석의 화학성분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변성교대 작용(metasomatism)이라고 합니다. 동, 아연, 납, 그리고 다른 금속 광석들을 비롯한 많은 금속 광상들은 이러한 화학적 치환작용에 의해 형성됩니다.
대부분의 암석들은 완전히 건조되어 극히 낮은 공극률을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아주 미세한 공극(입자들 사이의 공간) 내에 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물은 퇴적암의 공극-대부분의 물은 속성작용 동안 공극에서 방출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점토 내에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던 물에서 나온 것입니다. 물은 운모류와 각섬석 같은 변성광물들에서 결정구조의 일부를 형성합니다. 열수 용액에 용존 되어 있는 이산화탄소는 대부분이 석회암과 백운암 같은 탄산염 퇴적암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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